1. 나무뿌리가 약이 된답니다.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아버지 차를 타고 산을 지나는 도로를 가다 보면 칡즙이라고 크게 적어놓은 파란색 트럭을 봤습니다. 트럭에는 커다란 나무 같은 것들이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는 차를 세우고 트럭으로 가서 칡즙을 사서 엄마와 드셨습니다. 저에게도 한번 마셔보지 않겠냐고 하셨지만 직감적으로 저 나무를 먹는 것 같은데 분명 쓰고 맛이 없을 거라 생각해 먹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왜 저런 나무를 먹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달고 맛있다고 하셨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는 옛날 먹을 것이 없던 가난한 시절에는 저 칡뿌리를 캐서 먹었다고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나무뿌리를 먹었을까 싶었고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절대로 나는 저 나무뿌리 같은 것은 먹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어린 저에게는 그런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칡즙 파는 트럭을 간간히 라도 봤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칡즙 파는 트럭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인터넷의 발달로 손가락 한번 터치하면 무엇이든지 살 수가 있는 세상이 되어서 그런 건지 그 트럭마저 그리워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정도로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겠죠. 칡즙은 절대로 먹지 않겠다던 어린 시절의 나의 다짐은 사라지게 될 나이인 것입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갱년기로 인해서 나타나는 증상들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안면 홍조가 심하고 식은땀이 너무 많이 났습니다. 밤이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뒤척이다 아침을 맞이하고 하루를 피곤한 상태로 시작했습니다. 갱년기에 좋은 음식으로 석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당분 때문에 혈당을 관리하고 있는 저에게는 맞지 않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다 칡즙도 갱년기 증상에 도움을 주는 에스트로겐이 함량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인생 처음으로 칡즙을 구매해서 먹었습니다. 많이 쓸 것이라 생각하고 먹어본 칡즙은 달기도 하고 약간은 쓴맛도 있는 것도 같고, 왜 맛있게 느껴지는 것인지 먹을만했습니다.
칡즙에 함유된 에스트로겐은 석류의 600배나 된다고 합니다. 에스트로겐이 어마 어마하게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칡즙이 보약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뇨 개선에도 효과를 보인 다고 합니다. 사극을 보면 소갈을 (당뇨) 앓고 있는 환자에게 갈근을 달여 먹으라고 하는데 그 갈근이 칡뿌리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당뇨의 치료로 칡뿌리가 사용이 되었습니다. 우리 조상분들이 정말 현명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갱년기가 오면 골다공증의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칡즙이 골다공증의 발병을 낮춰준다고 합니다.
숙취해소에도 효과가 있고, 항암과 항염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혈액 순환에도 좋다고 합니다. 칡에는 비타민C도 함유되어있어서 피부건강과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칡은 뿌리만 먹는 것인 줄 알았는데 칡꽃도 먹고 칡잎과 칡순도 섭취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칡잎은 쌈으로 먹고 칡순은 효소도 담그고 말려서 차로 끓여서 마시기도 하고 즙을 내서 먹기도 합니다. 칡뿌리뿐 아니라 꽃이랑 잎과 순에도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다고 합니다. 꽃은 예쁜 보라색이고 말려서 차로 즐기거나 술도 담그고 밥에 넣어서 짓기도 한다고합니다.
칡은 오랜 옛날 배고픔을 달래주던 음식도 되어주고 우리 몸에 이로운 약으로도 사용이 되는 고마운 식물입니다.
2. 칡뿌리 먹는 방법
칡뿌리는 말려진 것으로 구매하시면 됩니다.
말린 칡뿌리는 깨끗하게 씻어서 물 2L에 칡뿌리 15g 넣어 20여분 정도 끓여서 차로 마시면 됩니다. 하루에 2~3잔 정도 마시면 좋다고 합니다.
저는 즙을 구매해서 먹고 있습니다. 건조 칡뿌리를 사서 씻고 끓이고 할 만큼 부지런하지 못합니다. 게으른 성격에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즙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도 있고 칡의 더욱 진한 맛을 느낄 수도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3. 부작용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칡즙에는 에스트로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섭취하게 되면 성조숙증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과다 섭취 시 메스꺼움,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고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에 좋은 음식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적당히 섭취하면 몸에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적정량을 지켜서 꾸준하게 섭취하시면 갱년기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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