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뿌리채소 우엉이 주는 이로움
우엉이라고 하면 김밥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김밥 속 의 재료로 절대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합니다. 아삭한 식감과 달콤하고 짭조름하게 조려진 우엉이 김밥에서 빠진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당뇨 관리로 밥이 들어간 김밥을 먹어 본 지가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큰 아이를 임신하고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후로 먹어 보지 못했으니 엄청 오래전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상황에 따라 무엇이든 해내는 동물인지라 남편이 저를 위해서 밥 없는 김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달걀을 김밥 사이즈로 여러 장 부치고 오이, 단무지, 시금치, 우엉, 참치에 땡초를 다져서 마요네즈를 조금 넣어 무치고 깻잎을 이용해서 만들어줬습니다. 어묵이나 햄은 제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밀가루로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를 하는 편입니다.
김밥 김 한 장을 펼쳐놓고 그 위에 김과 사이즈가 같은 달걀지단을 올리고 깻잎을 깔아준 후에 나머지 재료를 올려 돌돌 말아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김밥을 썰어주면 정말 맛있었습니다. 밥이 없어도 김밥 맛이 났습니다. 이렇게 김밥을 만들어 먹은 것이 18년이 되었으니 밥 없는 김밥이 우리가 원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만약 이렇게 만든 김밥에 단무지랑 우엉이 빠졌다면 진정 김밥 맛이 났을까 싶습니다.
우엉은 김밥의 재료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사 온 김밥용 우엉만 보고 자란 것도 있고 엄마는 한 번도 우엉을 사다가 반찬으로 만들어 주신적이 없었기에 우엉이 원래 어떻게 생긴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학교에서 도시락 반찬으로 우엉을 싸온 아이도 없었기에 당연히 우엉은 김밥 재료다.라고만 알고 자란 것입니다.
결혼을 하고 남편이랑 같이 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채소 코너에 긴 나무 막대 같은 것이 있는 것입니다. 처음 보는 모습이 신기해서 저 나무 막대 같은 것도 먹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우엉도 모르냐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엉? 우엉이 어떻게 생긴 채소인지, 길고 나무 막대 같은 것이 우엉이라고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우엉을 처음 보게 된 저는 놀랐습니다. 우엉이 저렇게 생긴 것이구나, 이제야 알게 되다니.. 남편도 놀란 눈치였습니다.
그제야 알게 된 것은 우엉은 김밥 재료뿐 아니라 다양한 요리로 사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연근처럼 조려서 먹기도 하고 튀김으로도 먹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엇만 먹고 산 것인지 왜 우리 엄마는 그런 반찬을 한 번도 해주시지 않은 것인지 세상에 내가 알지도 듣지도 못한 식재료가 너무 많았습니다.
우엉조림을 어머님 덕분에 처음으로 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달콤하고 쫀득하면서 아삭하기도 하고 맛있었습니다. 우엉은 길게만 썰어서 사용하는 것인지 알았는데 편처럼 썰어서 조림을 하셨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저도 한번 도전을 해봤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긴 우엉을 다듬는 것부터 조리하는 과정이 손도 많이 가고 어머님처럼 맛있게 만들어지지 않으니 아이들이나 남편은 다음부터는 만들지 말고 어머님께 얻어먹자고 하는 것입니다.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틀린 말이 아니기에 저도 동의를 했습니다.
몇 년 전에 한 프로그램에서 우엉에 대해 다뤄진 적이 있습니다. 제가 당뇨 관리를 하기 때문에 당뇨에 대한 프로가 하면 빼놓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우엉으로 당뇨 관리도 하고 다이어트를 하신다는 분이 나오셨습니다.
우엉이 그렇게 좋은 채소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엉은 뿌리채소이고 반찬으로 먹는 것이다 정도만 알고 있었으니 우엉의 효능에 대해 나오는 것을 보고 우엉을 좀 더 알고 싶어 졌습니다.
우엉이 당뇨에 좋은 것은 우엉에 들어있는 이눌린 성분 때문입니다. 돼지감자에도 많이 함유되어있는 이눌린 성분이 우엉에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눌린은 당질의 일종으로 신장기능에도 좋은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해서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눌린은 천연 인슐린으로 혈당 조절에 아주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우엉을 자르게 되면 끈적이는 성분이 나오는데 이것은 리그닌이라는 성분으로 항암, 항균 작용을 하는 식이섬유입니다. 우엉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우엉의 식이섬유는 장을 청소해주고 변비를 예방해줍니다.
우엉의 껍질에는 사포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배출해주고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우엉은 칼로리가 낮은 식품으로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줍니다. 우엉을 말려서 차로 마시게 되면 폴리페놀과 레스베라트롤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를 방지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2. 싱싱한 우엉 고르기와 손질하는 방법
우엉의 제철은 1월에서 3월입니다. 우엉을 구입할 때는 만져봐서 수분감이 느껴지고 흙이 젖어 있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껍질은 얇아야 하며 색은 밝은 갈색이면 좋습니다.
껍질에 흠집이 없고 매끈하며 우엉의 두께가 전체적으로 고르고 약 2cm 정도의 두께가 적당합니다. 우엉의 양 끝을 잡아서 휘어보아 부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것이 싱싱한 것입니다. 쉽게 부러지는 것은 우엉에 수분이 없어서 마른 것입니다. 혹시 우엉에 흙이 묻어있지 않거나 잔뿌리가 없이 깨끗한 것은 중국산일 확률이 높습니다.
우엉을 손질하실 때는 필러를 이용해서 껍질을 벗기시면 됩니다. 껍질에 영양소가 많으므로 껍질째 섭취하시는 것을 더 추천드립니다. 껍질째 드실 경우에는 칼등이나 솔로만 가볍게 손질해 주시면 됩니다.
우엉은 껍질을 벗겨 놓으면 갈변이 되므로 식초를 푼 물에 손질된 우엉을 담가 두면 갈변을 막을 수가 있습니다.
우엉을 삶게 되면 파랗게 변하게 되는데 우엉의 안토시아닌 성분이 무기질과 반응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안심하시고 드셔도 됩니다.
우엉을 보관하실 때는 길이가 길어서 반으로 자른 후에 흙이 묻은 채로 시문지에 싸서 냉장 보관하시면 3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돼지고기 요리를 하실 때 우엉과 같이 드시게 되면 우엉이 산성인 돼지고기를 중화시켜주고 돼지고기의 누린내도 없애준다고 합니다.
우엉은 말려서 덖은 후에 차로 마시는 것이 우엉의 좋은 성분을 더 많이 흡수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좋은 제품이 많이 나와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제품으로 구매하셔서 하루 한잔 건강을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
우엉은 잎도 섭취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호박잎처럼 잎이 넓고 두께는 호박잎 보다 두껍다고 합니다. 쪄서 쌈으로 섭취하면 쫀득한 식감도 있고 호박잎과는 색다른 맛을 느끼실 수가 있습니다.
우엉을 이용한 요리법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김치도 담글 수도 있고 장아찌도 만듭니다. 우엉을 이용한 잡채도 만들고 튀김이며 죽, 우엉밥도 만들 수 있습니다. 조금만 찾아봐도 맛있고 다양한 요리 법이 많이 나와있으니 한 번쯤은 우엉 요리에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우엉에는 꽃도 핀다고 합니다. 우엉 꽃은 식용은 안되고 관상용으로만 본다고 합니다. 우엉 꽃을 처음 봤는데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가시가 돋아난 것처럼 생겼습니다. 색도 곱고 예쁜 것 같기도 하고 꽃이 마르면 가시 같은 꽃이 옷에 달라붙는다고도 합니다. 한 번쯤은 우엉 꽃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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