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밤 효능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군고구마 군밤이 생각납니다. 군밤장수가 파는 밤을 요즘 아이들은 모를 것입니다. 요즘에는 도롯가 갓길에 알밤 파는 장수가 있기는 하지만 제가 어렸을 적에 먹었던 그 맛과는 다릅니다. 기나긴 밤 겨울철 출출할 때 가족들과 까먹는 밤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따끈하게 잘 익은 고소한 군밤 껍질을 하나씩 까주시며 입에 넣어주시던 엄마 생각이 나는 날입니다.
밤나무에서 떨어져 있는 밤송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살던 동네 초등학교 옆에는 신기하게도 가로수길에 밤나무가 있어서 밤이 익어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 길가에 밤송이가 널려있었습니다. 뾰족한 가시들 사이로 진한 갈색 밤이 보이는데 두 발을 이용해서 밤송이를 벌리면 밤알을 빼낼 수 있습니다. 혹여나 밤 가시에 찔리게 될까 직접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밤을 구워서 군밤으로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고 어떻게 먹든 맛있는 것 같습니다. 밤을 이용해서 만든 빵이나 케이크도 정말 맛있습니다. 흔히들 아시는 몽블랑 케이크입니다. 케이크의 모양이 눈 쌓인 산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밤을 설탕에 졸여서 만든 마롱글라세가 있습니다. 그냥 먹을 수도 있고 제과 재료로도 사용을 합니다.
옛말에 밤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는 말이 있듯이 밤에는 풍부한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는 천연 영양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9월 초순부터 10월에 수확하는 햇밤에는 탄수화물과 지방, 미네랄, 단백질, 비타민 등 5대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완전식품입니다. 밤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 B1의 함유량은 쌀의 4배나 되고, 우리 인체의 성장발육을 촉진해주는 비타민 D의 함유량도 많습니다. 생밤 10개를 먹게 되면 비타민 C 하루 권장량을 모두 섭취할 수도 있습니다.
생밤에는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감기 예방 등에 효과가 있고, 밤에 들어있는 당분에는 위장기능을 강화시키는 효소가 들어 있어, 각종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배탈이 나거나 설사가 심할 경우에는 군밤을 천천히 씹어 먹으면 효과가 있고, 신장이 약한 사람이 생밤을 꾸준히 섭취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생밤에 들어있는 비타민 C는 알코올의 산화를 돕는 역할을 해서 숙취를 예방해주므로 생밤은 술안주로도 그만입니다. 밤의 속껍질까지 벗겨내면 노란색의 속살이 나오는데, 밤의 속살이 노란색인 것은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 때문입니다.
항산화 물질인 카로티노이드는 피부를 윤기 나게 하고 노화를 막아준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밤을 먹게 되면 젊어지고, 면역력을 증진시켜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감기도 예방해줍니다. 밤은 생활 속에서 구급약의 역할도 합니다. 차멀미가 심할 때 생밤을 씹어 먹게 되면 증상이 가라앉습니다. 또한 칼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상처를 입게 되거나, 피부병이나 벌레에게 물렸을 경우에는 생밤을 씹어서 상처 난 곳에 붙이게 되면 해독작용을 해줍니다. 밤에는 지혈 성분과, 독소를 완화시켜주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밤에는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열량이 생밤 100g당 162kcal 정도로 높기 때문에 살이 찌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밤을 오래도록 보관하시려면 밤을 속껍질까지 벗긴 후에 하룻밤 동안 물에 담궜다가 말린 후 냉동시키면 됩니다. 밤의 속껍질은 벗겨내기 쉽지 않은데 쉽게 벗기려면 밤을 삶아서 곧장 찬물에 담가 둡니다. 이것은 달걀을 삶아서 찬물에 담가 두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밤은 수분이 13% 정도가 되도록 말리게 되면 밤의 당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밤을 꿀이나 설탕에 조리거나, 밤 가루를 내어 죽이나 이유식을 만들 수도 있고, 통조림, 술, 그리고 차 등으로 가공해서 먹기도 합니다. 밤에는 기름 함량이 적고 전분의 함량이 많기 때문에 삶거나 굽게 되면 생으로 먹을 때보다 소화가 더욱 잘되기 때문에 빵이나 과자 등의 재료로도 널리 사용이 됩니다.
2. 맛있는 밤 고르는 법
밤은 알이 굵직하고 도톰하면서 껍질에는 윤기가 나는 갈색인 것을 고릅니다. 만졌을 때 단단한 것을 고르고 눌러서 들어가는 것은 썩은 것이거나 마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벌레가 먹은 것은 밤에 작은 구멍이 있는지 확인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수입산 밤은 알이 작으며 윤기가나지 않으며 껍질에 흙이나 먼지가 묻어 있습니다. 그리고 모양이 일정하게 둥급니다.
3. 보관법과 손질하는 법
밤의 보관 온도는 -1℃~0℃ 에서 보관하시면 됩니다. 한 달 정도 보관이 가능하고 소량의 밤을 저장하려면 비닐봉지에 밤을 넣어 밀봉 후 보관하시면 됩니다.
밤은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을 벗겨 물에 담가 두면 색이 변하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4. 섭취정보
밤은 생으로 먹거나 구워 먹거나 쪄서 먹는 것, 밤죽, 밤과자, 밤다식, 통조림 등으로 이용됩니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다이어트에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밤의 당지수는 60으로 당뇨를 앓고 계시는 분들은 섭취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밤은 영양이 골고루 들어 있는 건강식품이므로 병을 앓고 난 사람과 유아들에게 훌륭한 식품입니다.
5. 밤을 이용한 요리
<밤 영양밥>
생밤 10알을 껍질을 벗겨내고 반으로 자릅니다. 차조 1큰술과 수수 2큰술을 깨끗이 씻어서 건져놓습니다. 인삼 한 뿌리를 깨끗하게 씻어 편 썰고, 찹쌀은 깨끗이 씻어서 30분 정도 불려두었다가 체에 밭여 물기를 빼줍니다. 대추 적당량과 은행도 깨끗이 씻어 손질해놓습니다. 밥솥에 찹쌀을 안치고 다른 재료 모두를 얹은 후 밥물을 맞춰 밥을 짓습니다.
<밤초>
밤은 껍질을 벗겨내고 물에 깨끗하게 씻습니다. 물 2컵에 밤을 삶아 헹궈놓습니다. 냄비에 물과 설탕, 소금 그리고 치자를 섞어 끓이는데, 냄비 물이 끓기 시작하면 밤을 넣어서 중불로 줄여 끓여줍니다. 거품이 생기면 걷어냅니다. 물이 반으로 줄어들면 물엿을 넣어주고, 물이 거의 졸아들면 꿀을 넣습니다. 체망에 밭여서 여분의 시럽을 내려준 후 그릇에 담아 잣가루를 뿌려줍니다.
<밤 수프>
양파 반 개와 밤 1개, 샐러리 한줄기를 얇게 썰어서 버터에 살짝 볶아줍니다. 껍질 벗긴 밤 250g도 얇게 썰어 준비합니다. 냄비에 육수 4컵을 부어주고 뚜껑을 덮어서 약불에서 약 40분간 끓여주다가 밤과 양파, 셀러리를 넣습니다. 다 익게 되면 믹서기에 갈아서 고운체에 걸러준 후 다시 끓여주면서 생크림 4큰술과 버터 1큰술과 1/2큰술을 더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면 됩니다.
밤을 이용해서 다양한 요리도 만들어 보시고 맛과 영양까지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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